제목을 넣어주세요.

 딱히 뭔가 슬픈 일이 없는 것 같았는데, 막상 그 느낌에 짓눌려 울고 나니까 그 슬픔이 어디서 온 것인지 알게 되었다. 다가올 일에 대한 두려움과 이미 했던 일에 대한 커다란 후회. 이제 정말 허전해지겠구나.

by ★Plutorian | 2008/08/18 23:49 | 트랙백 | 덧글(0)

본격적으로 두서없는 글.

 요즘은 너무 더워서 어디 나가기도 싫어서, 집에만 붙어 있은지 한 3일정도 되었다. 점점 엉망으로 변해가는 생활 패턴과, 무뎌지는 감성과 이성, 망가져만 가는 집안 꼴. 방학이 웬수다 정말.

 사실, 나가자, 라는 맘을 먹은 것은 아니었다. 나는 어제와 다름없이 늦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컴퓨터를 켰고, 또 어제와 다름없이 그대로 하루가 지날 수도 있었을 일이다. 그런데, 오늘따라 머리 속에서 울리는 경보. 요대로 지내다가는 난 석화되고 말거야, 라는 두려움... 그래도 자리를 금방 떨쳐내고 일어날 수는 없던 나를 금방 일어나게 한건, 영화였다. 영화.

 한때는 학교 근처에 있는 인디영화관을 자주 들락날락거렸다. 근데, 연애를 하고 나니까 왜인지 자꾸 CGV만 가게 되잖아. 덕분에 예전에 뭐지, 트랜스포머였던가, 를 못봐서 친구들과의 이야기에서 제외되는 일이 이제 더 이상 안 생기는 것 같긴 하지만, 난 역시 조용하고 사람 없고 독특한 방식의 인디 영화가 맘에 드는걸 어쩌랴. 오랜만에 혼자 외출하는 거니까 그동안 안 봤던 영화나 볼까, 하고 무슨 영화를 하는지 찾아보았다. 영화를 정하고 나서, 시간표를 보니까 빠릿빠릿하게 준비해도 빠듯한 시간에 도착할 것 같아서 너무나 빠릿빠릿 준비하는 바람에 시간이 남아서 결국 학교 도서관까지 들렀다가 영화를 보러 갔다. 

 극장에서 표를 사는데, 공책을 한 권 주었다. 뭔가의 홍보였는데 그건 잘 모르겠고, 여튼 공책을 주다니. 이런 인디 영화관에는 나 말고도 혼자 온 사람이 많을 것이고-실제로 오늘 영화 관람객 모두 혼자 온 사람이었다. 총 관람객은 여섯이었고.-그래서 낙서라도 하라고 이런 걸 주는건가? 싶었다. 센스있는 사람들.

 영화는, 재미있었다. 너무 사전 지식 없이 충동적으로 가는 바람에 집에 와서 한번 더 뒤져보는 수고로움(?)을 겪긴 했지만. 본 영화는 "아임 낫 데어." 였고, 감상평은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살짝. 아직은 나도 제대로 정리가 안 되서 뭐라 쓸 수가 없다. 

 영화를 보고 극장 밖으로 나오니까 시간은 벌써 6시.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였던 나는 편의점에 들어가서 물과 키스틱 소세지(내가 제일 좋아하는 간식이다.)를 사들고 우물우물 씹으면서 학교까지 걸어보기로 했다. 맨날 버스만 타고 지나가던 거리를 한번 걸어보고자 마음 먹었던 건, 단순히 할 일이 없기도 했고, 이대로 집에 들어가면 왠지 억울하기도 했고, 영화에 대한 생각도 좀 해보고자 해서였다.  

 하지만 결국은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귓가에 들리는 노래에 집중하는 바람에, 영화에 대한 생각도 나에 대한 생각도 석화에 대한 생각도 아무것도 진행시키지 못한 채, 나는 하나의 영화만을 보고 돌아왔다. 그리고는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아까 봤던 영화에 대한 것을 이리저리 찾아보고, (찾아보지 않고서는 완전히 느낄 수 없었을 것 같았기에) 이렇게 오늘 한 일에 대해서 써내려가고 있다. 오랜만의 외출이었지만, 예전처럼 즐겁지 않아서 약간 미묘한 기분으로. 그리고 뒤죽박죽인 글을 보며 '역시 그렇구만.'이라고 생각하며, 지금은 사과를 베어물고 있다.

by ★Plutorian | 2008/08/14 20:49 | 들려주고 싶어요. | 트랙백 | 덧글(6)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